용란은 슬퍼하지도 않았다. 세 끼 밥도 꼭꼭 먹었다. 용빈이 김약국에게 일러바친 것이라고만도둑놈이겄지요.흐흠, 빠르기도 하다.으음, 아주 미쳤구마. 최상호 영감도 말이 아니데. 아들놈은 아편쟁이라 며느리는 미치고, 허하며 위협조로 나온다.용빈은 황황히 빛나는 김약국의 눈을 주시한다.내 자식 내놔라! 니는 왔는데 만수는 어디 갔놋! 우리 만수는 어디 갔놋! 늙은 에미 두고 어디용빈의 눈에 눈물이 번뜩였다. 그러나 그는 조용히 이야기를 시작하였다. 용빈의 이야기는들어서다가 싱싱한 박을 보았다. 추석 나물에 박나물이 없어서는 안된다. 그는 허리를 구부리고흐르고 있었다. 길 언저리에 살모사 한 마리가 대가리를 꼿꼿이 쳐들고 있다. 성수는 옆에 굴러소목일을 하는 박서방이 너털웃음을 웃고 옥화는 헤실헤실 따라 웃는다. 석원은 술잔부터 들어와죽노? 니가 돈벌어 나하고 같이 살믄 안되나!한다지만 벌써 눈이 어두워 바늘 귀를 못 꿰는 형편이다. 그런데다가 입음새에 대해서예, 아까 나갔임더.큰 아들 정윤이가 잘먹는 전복이다. 며느리와 아들이 마침 추석을 쇠러 집에 와 있었다.지 거 하나 할랍니더.아버지보곤 위궤양이라 말해 두는 게 좋겠다.내가 이 원수를 안 갚고 죽을 줄 아나앗! 어묵어도 분이 안 풀리겄닷!연순아씨가 신병만 없다믄야 그런 놈팽이한테 시집 갈 기든가배? 어림도 없어, 집안이 나빠,까다로와서 뒷일꾼 하나 두지 않고 혼자 일방에 들어박혀 하는 것이니 한 가지를 끝내는 데도태윤은 책을 덮고 머리맡의 담배를 끌어당긴다. 얼굴이 다소 파리하였다. 그러나 표정은한실댁을 알아본 모양이다. 그러나 그것은 심한 적의를 품은 것이었다. 한실댁은 젊은 여자를생이는 그라믄 용란이 생이가 시집도 못 가고 그냥 늙어 죽었음 속이 씨원하겄소.바람 올맀입니꺼?동강이를 낼 때는 톱질을 한다. 그래야만 쌓아올렸을 때 볼 품이 좋다는 것이다. 연료를 절약하기것만은 알고 있었다.행인들에게 신사가 어디냐고 물어서 그는 찾아갔다. 높은 돌 층계를 밟아 올라가면서 용빈은혹시, 부산에 내 찾으러 간 거 아

서영감은 묘하게 아첨하듯 말하고 혀를 끌끌 차면서 방문을 도로 닫는다. 용옥은 시아버지가주제넘은 소리 하지도 마소. 내가 처가집 논을 팔아묵었단 말이요, 집을 팔아묵었단 말이요?반죽음이 될 만큼 얻어맞은 일이 있었다.이 앗! 물에서 게기 안 올라오믄 니 엔 밥이 들어갈 성 싶으낫!니는 오기만 하믄 타박이다. 작년에 대구어장을 망쳤으니 설마 금년에사 좀 잽히겄지.텁석부리의 사나이는 목을 길게 빼며 뛰어가는 사나이의 뒷모습을 쳐다본다.비취 가락지가 시원하다. 동백기름을 발라서 미끈하게 틀어올린 쪽에는 비녀, 귀이개가 꽃혀뭐라고 하드나?이승에서 죄갚음 하느라고 안 그렇십네까?첫날밤에 그, 그만 뛰쳐나왔다. 보고 싶었다. 한번이라도 하, 한이 없게 한번만 참아보자.팔을 벌리며 옥화의 시늉과 목소리까지 흉내를 낸다. 와! 하고 또 웃는다. 옥화에게 눈독누고? 아이구, 저, 저 김약국 딸 앙이가.잊은 듯 하늘은 영롱하기만 하였다.일주일쯤 됐습니다.이리 좀 와서 앉게.지가 떠오겠어요.흘러나온다.선표 봅시다.짐작을 했다.덤덤한 표정이다.용숙은 사방을 빙 둘러본다.할매, 세숫물 좀 떠주소.기두, 한잔 안 할라나?저놈이 우리 연순이를 잡아 묵을 기다.어젯밤에 그렇게 마시고, 밤새도록 사람 못 자게 하더니 식전부터 또 술타령!목소리가 낮았다. 태윤은 힐끗 기두를 쳐다보다가 아무렇지도 않게,그는 용빈 앞에서 얼른 비켜섰다.있는 자식이라 소문대로 양념단지를 열 두 개 넣었을 만큼 빠지는 것 없이 갖추어 시집을 보낸쳐다보면서 나간다. 한실댁은 바빠서 죽겠다는 시늉을 하고 할멈 앞을 비켜 부엌 쪽으로 갔다.과묵한 중구 영감도 무심코 뇐다.따놨다가 봄에 팔랍니더.같지 않았다.그럽시다.하고는 빙 둘러서서 구경만 하고 있는 치들에게 버럭소리를 질렀다.그라믄 마침 잘 왔네요. 아아가 자꾸 설사를 해쌓아서 허 참, 딱한 소리를 하네. 안된다카이. 약국마님이 알아보이소, 벼락이 납니더. 알지요?헤치고 하구에 모여든다.그럼 혁명투사는 아니군요. 예술간가요?서씨.용빈은 동요를 감추었다. 홍섭은 용빈을